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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서산도원경 사업명
서산 관문·거점 상징조형물 디자인개발 및 제작설치 사업기관
서산시청 사업년도
2015

 

지역 재생
도시 안에 숨은 이야기 찾기 서산 관문•거점 디자인개발사업

한 도시의 길목과 근거지에 놓일, 그 도시의 정체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상징물과 벽화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충청남도 서산시에서 티팟이 벌인 ‘서산 관문 · 거점 디자인개발사업’을 통해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서산도원경’이라고 이름 붙인 프로젝트는 서산의 자원들을 찾아 사람, 이야기 그리고 지역의 문화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지역 내부에 존재하는 자원을 발견해내고 변화와 발전을 위한 상징과 이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생명의 나무를 찾아서

2014년 8월, 프란치스카 교황은 ‘순교자 시복식’과 ‘아시아 청년대회’ 미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부당한 국가 권력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안아주며 카톨릭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특히 서산시는 프란치스카 교황이 한국 천주교의 순교 역사 현장인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에 방문해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 및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가진 곳이지요.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읍에 있는 해미읍성은 조선 태종때 지어져, 효종 3년(1652)에 병마절도사영이 청주로 옮기기 전까지 230여 년간 군사권을 행사하던 성으로, 1914년까지 내포지방의 군사권과 치안을 행사하던 곳입니다. 해미가 있는 내포지역은 예부터 해상무역이 활발했던 곳으로, 한반도 밖의 문물을 맨 먼저 받아들이는 곳으로 성리학이 지배하고 있던 한반도에서도 서학과 천주교가 가장 먼저 깃들 수 있는 곳이라 천주교 신자들이 많았습니다. 1790년대부터 1880년대에 이르는 100년간, 여러 박해들을 겪으며 천여명에 이르는 천주교 신자들이 해미읍성 감옥을 비롯해 인근 하천, 벌판 등에서 죽임을 당했습니다. 손발을 묶고 머리채를 묶은 순교자들을 회화나무에 매달아 고문을 하고, 산채로 생매장 시키는 등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방법으로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은 후에 문책 당할 우려가 없는 서민층 신자들이 대부분이라 이름도 남겨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들이 숨져 간 유적지는 현재 깨끗하게 단장되어 ‘해미순교성지’라는 이름으로 이름모를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한 16미터 높이의 탑, 순교자들을 산채로 매장 시킨 진둠벙, 노천성당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티팟에서는 100년의 천주교 박해 역사가 깃든 해미순교성지에 2014년 프란치스카 교황이 다녀가며 남긴 메시지가 새겨질 수 있는 조형물을 만드는 일에 힘썼습니다.

생명의 나무

해미순교성지 입구에 위치한 ‘생명의 나무’는 교황이 방문한 기간 동안에 교황이 남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나무입니다. 기단석은 서산시의 지형을 형상화했으며, 기단석의 띠석은 바티칸 방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생명의 나무 열매는 교황의 메시지인 사랑, 희망, 소통, 협력, 존중, 평등을 종에 새겨 메시지의 울림을 나타내고자 하였습니다.

‘생명의 나무’ 앞에 서서 ‘누구도 한갓 도구로 쓰이지 않고 아무도 소외되지 않으며 아무도 억눌리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 프란치스카 교황의 외침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의 책

해미읍성 옥사 옆에는 피비린내 나는 천주교인 학살의 현장을 눈 한번 돌리지 못하고 처음부터 지켜본 나무가 있습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 172호인 회화나무를 주민들은 ‘호야나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천주교인들은 이 나무 동쪽 가지에 철사로 머리채를 묶어 매달아놓는 고문을 하거나, 활을 쏘아 처형하기도 하는 등 실제 학살에 나무가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그 세월이 버거웠는지 흔히 선비나무로 불리는 회화나무는 나뭇가지들이 많이 부러지고 폭풍으로 가운데 줄기도 부러져 겨우 버티며 서있는 것 같습니다.

‘생명의 책’ 조형물은 아픔의 호야나무를 새로운 기억 속에 담아내며 앞으로 살아갈 새 호야나무를 심어 함께한 작품입니다. 작품 속 책에는 프란치스카 교황이 남긴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담으며 가운데 심겨있는 호야나무가 자라면서 새 시대의 서산 스토리가 펼쳐지길 바라는 작품입니다.

 

열린테이블과 엔딩테이블, 시민상상워크숍에서 수렴된 시민들의 의견은 시민창의대회에서 다시 한번 토론과 보고를 거쳤습니다. 여기서 공간 이름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시민봄+사람숲의 합성어인 시민숲이 많은 지지를 받았어요.

생경

해미읍성 맞은편 인도에 설치된 ‘생경’ 조형물은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은 연리지 모양으로 구멍을 통해 해미읍성을 바라볼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사물을 보는 틀을 바꾸어 이전에 보던 풍경과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경험을 선물하는 조형물입니다.

 

두손가득 행복가득

작품이면서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인 퍼블릭퍼니쳐(Publick furniture) 작품으로 시민들이 앉아서 해미읍성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거인의 손바닥 위에 앉아 노는 것처럼 앉아서 쉬면서 해미읍성 앞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조형물입니다.

도시의 벽을 채우는 풍경

요즘은 큰 찻길가의 벽뿐만 아니라 골목 곳곳의 안담한 벽들까지도 벽화를 그려놓는 일이 늘었습니다. 지자체에서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서 하는 사업일 경우도 있고, 환경 미화를 위해 주민들이 나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티팟은 이번에 서산시 동문동 일대의 벽 3곳에서 서산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작품들로 벽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황석봉 작가의 작품을 벽화로 표현

첫 번째 구간은 서산시 동문동 서산제일교회 맞은편에 위치한 옹벽으로 서산 9경을 모티브로 한 작업들을 벽화와 파타일로 시공해 전체적으로 통일감있게 연출했습니다.

팔봉산 위를 떼지어 날아가는 가창오리와 장떼 새들을 표현

두 번째는 동문동의 한 아파트 단지 맞은편 옹벽에 작업한 벽화로 동네 안에 있어 아기자기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 서산의 사계절 중 봄-여름을 상징하는 노랑, 초록 계열 색상을 기본색으로 해서 톤과 칠하는 면적을 다양하게 변화를 주어 단조로움을 피하고 흥미를 끌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위에 서산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의미로 다양한 꽃을 그려서 오려서 벽에 붙였습니다.

세 번째 구간은 동문동 북부 외곽도로 근처로 서산의 여름, 가을을 상징하는 초록, 주황 계열 색상을 기본으로 해서 팔봉산 위를 떼지어 날아가는 가창오리와 장떼 새들의 군무를 표현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서산을 나타내는데 주력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조형물과 벽화들을 보면 어떤 생각으로 이 공간에 만들었는지 궁금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티팟이 한 이 작업들을 통해 조금은 궁금증이 풀렸으면 합니다.